PS Vita: 그라비티 러쉬
PS Vita: 그라비티 러쉬 본문
PS비타는 6축 자이로 센서와 터치 스크린 등 기존 휴대용 게임 콘솔에는 탑재하지 않은 흥미로운 하드웨어 스펙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활용하는 게임이 있어야만 PS비타가 성공할수 있겠죠. 그라비티 러쉬는 Sony Computer Entertainment - Japan Studio가 직접 PS비타만을 위해 개발한 PS비타의 독점 타이틀이자 방금 언급한 PS비타의 하드웨어 사양을 백분 활용하는, 처음 소개를 읽었을때는 실험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플레이해보니 이런 시스템을 완성도 높게 구현했다는것에 놀라게하는 게임입니다. 실제 플레이해보기 전에 실험적인 게임이라 완성도가 떨어지면 어쩌나하는 걱정에 구입할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도 설날맞이 행사로 기간한정 "그라비티 러쉬 구입시 총 3편의 DLC를 모두 증정하는 행사"가 진행 중이라 이번 기회에 플레이 해봤습니다.
그라비티 러쉬의 주인공 "캣"은 중력술사입니다. 이 점이 그라비티 러쉬를 다른 게임과 차별화하는 포인트이자 그라비티 러쉬 스토리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데, 캣은 자유자재로 중력을 부릴수있는 초능력자이지만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왜 이런 힘을 사용할수 있게 해주는 중력고양이 "더스티"가 자신이 기억을 잃은 상태로 깨어났을때부터 옆에 있는지를 알지 못 합니다. 다시 말해 기억상실증이죠. 중력술사라는 컨셉 덕분에 캣은 오픈월드로 구현되어있는 "헥사빌"을 땅과 하늘 구분없이 자유자재로 누비고 다닐수 있으며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이나 옆에 놓여있는 사물들도 중력으로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그라비티 러쉬는 액션 게임입니다. 어쩐지 존재이유에 엄청난 비밀이 있을것만 같았지만 결국 엔딩을 보고도 왜 존재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괴물들인 "네비"들은 헥사빌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이므로 영웅인 캣은 보는 네비마다 빛나는 구슬 같이 생긴 "핵"을 부셔서 죽여야합니다. 캣은 발차기로만 공격하지만 단순한 지상 발차기, 회피 후 카운터 발차기, 점프 발차기 뿐만 아니라 아래 설명할 중력 발차기까지 여러 종류의 발차기를 구사할수 있습니다. 위 공격 관련 스크린샷들 중 마지막 두 스크린샷들은 회피 기능인데 싸우는 도중 저렇게 네비가 뛰어들거나 공격이 날아오면 화면에서 피하고 싶은 방향으로 손가락을 플릭해서 피할수 있습니다.
그라비티 러쉬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가장 중요한 공격은 중력 발차기입니다. 논타게팅 방식 공격이라 무중력 상태에 진입한후 직접 방향을 적절히 잡아 네비의 핵이 발차기 방향에 놓이도록 하는것이 중요합니다만 중력이 없으니 어디가 아래인지 알수도 없고 360도가 확확 바뀌며 공격할때마다 위치와 시야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정신차리는게 쉽지 않습니다. 위 중력발차기 관련 두 스크린샷들 중 아래 스크린샷에 보면 비행형 네비가 한 마리 보이는데 저렇게 큰 네비가 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비행형 네비는 지상형 네비만큼 많거나 아니면 더욱 많기 때문에 중력 발차기 없이 그라비티 러쉬를 플레이한다는것은 불가능합니다.
UI의 왼쪽 상단에 위치한 보라색 구슬은 필살기를 사용할수 있다는것을 나타냅니다: 필살기를 사용하면 구슬이 없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생겨납니다. 캣은 총 3가지 필살기를 사용할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적에게 날아서 돌진하는 "스크래치 토네이도"이며 두번째는 위 스크린샷들 중 첫 두개의 스크린샷에 보이듯 바위를 생성해서 적에게 날리는 "그래비티 타이푼",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위 스크린샷들 중 아래 두개의 스크린샷에 보이ㄷㅡㅅ 자신의 근처에 있는 모든 적들을 파괴할수 있는 "마이크로 블랙홀"입니다.
그라비티 러쉬가 오픈월드인데다가 도시가 4개나 되어서 아무리 자유자재로 날아다닐수 있다고는 하지만 길을 찾기가 어려울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맵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서 그럴일은 없습니다. 스토리 미션과 첼린지 미션, DLC를 구입했다면 생기는 사이드 미션, 그리고 도시 시설이나 캣의 집이 전부 구분되어 맵에 마커로 표시되며 원하는 목적지를 설정하면 흰색 점으로 방향과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알려주기 때문에 중력을 이용해 일직선으로 날아갈수 있습니다. 미션 역시 미션 탭에 잘 정리되어 있어서 어느 미션을 해야하는지 몰라 막히는 일이 없습니다. 챌린지 미션과 다운로드 미션을 클리어하지 않고도 스토리 미션을 일직선으로 끝내는게 가능하기 때문에 먼저 스토리 미션을 끝낸뒤 다운로드 미션과 챌린지 미션 순서로 클리어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능력 업그레이드 탭을 보면 지금 최대 능력치가 막혀있다는것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위에 "주인공의 평판"이 중력 아이돌이라 쓰여있는데 캣이 갖가지 미션을 통해 도시를 구하고 주민들에게 더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면 캣의 능력 강화 최대치가 늘어납니다. 엔딩을 보고 다운로드 미션들도 왠만큼 끝냈는데도 아직 제한이 있네요. 그라비티 러쉬에서 능력을 올리려면 보라색 물건을 적힌 숫자만큼 소비해야한다는것을 눈치 채셨을텐데 이 보라색 물건은 그라비티 러쉬에서 "프레셔스 젬"이라 불리며 헥사빌에 동력을 제공하는 물체이자 도시 곳곳에 떠다니고 있는 보석입니다. 보석을 얻으려면 벽을 타고 달려야하는건 물론 도시의 밑바닥에 거꾸로 붙어 달려야하기도 하기 때문에 보석을 모으는 것 역시 재밌는 요소입니다. 스토리 미션을 깨면서 충분히 보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보석이 부족해서 굳이 보석을 모으러 다녀야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라비티 러쉬는 여러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체로 스토리가 끝나버리기 때문에 허무함을 표하는 게이머들도 많지만 전 개인적으로 스토리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위 스크린샷들중 제일 위에 있는 사진은 그라비티 러쉬를 처음 시작하면 나오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튼을, 그러므로 중력을 상징하는) 사과를 터치로 흔들어 떨어뜨리면 사과가 떨어져서 도착함과 동시에 캣이 깨어나는 장소인 공원입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상징하는 의미로 굳이 다시 찾아가서 스크린샷을 찍어보았습니다. 그 아래에는 캣이 헥사빌의 맨홀을 타고 지하로 들어가서 발견한 파이프들 중 하나에 스스로 가구를 찾아 꾸미고 만든 캣의 파이프집입니다. 캣이 여러가지 모션을 취하는걸 구경할수도 있으며 미션을 통해 획득한 코스튬으로 갈아입거나 게임을 저장, 혹은 헥사빌 4개 도시 중 어디에서라도 찾아놓은 맨홀로 바로 이동할수 있는 워프를 사용할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살았지만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니 저 파란머리 꼬마 여자애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신)가 갑자기 눌러앉아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소득 0원 주제에 어떻게 자기자신은 물론 같이 사는 신도 하나 먹여살릴수 있는지는 "캣이 왜 중력을 조종할수 있는가?"보다 미스테리한 비밀입니다. 맨날 이상한 사람들만 꼬이는것도 캣의 운명인지 파이프집 바로 앞에는 또 다른 신인 창조주 "게이드"가 눌러앉아 살고 있습니다. 코스튬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1. 군대 DLC팩을 구입하면 구할수 있는 "군인복", 2. 메이드 DLC팩을 구입하면 구할수 있는 "메이드복", 3. 기본 복장, 4. 스토리 미션을 해결하다보면 구할수 있는 "교복", 5. 스파이 DLC팩을 구입하면 구할수 있는 "스파이복"입니다.
스토리 전개상 3개의 DLC 중 가장 먼저 오는 메이드 DLC입니다. 열심히 헥사빌 주민들을 구하고 다니던 캣이 구해줬는데 고마워하진 못 할 망정 중력풍 때문에 날아간 자기 집을 물어내라는 한 아버지와 그의 아들한테 나쁜말 한마디 못 하고 돈을 벌어주기 위해 메이드 일을 시작한 착한 캣이 까다로운 멜다 부인이 시키는 일을 수행하거나 멜다 부인의 살인 의혹과 관련된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는 미션들이 있습니다.
스토리상으로 3가지 DLC 중 2번째에 해당하는 DLC인 스파이 DLC입니다. 캣의 친구인 경찰 "시드"의 부탁으로 스파이의 임무를 수행한다는 개요지만 스파이 임무를 하는데 왜 복장에 고양이 귀와 고양이 꼬리가 필요한지가 궁금합니다. 캣은 얻는 복장마다 마음에 들어하는걸로 봐서 낙천적인 성격이라 생각됩니다. 스파이편에서는 폭주족인 "래빗 스네이크"를 소탕하려다가 어쩌다보니 캣이 "래빗 스네이크"의 대장이 되어버려서 그냥 해산 시키게되는 미션, 나중에 희대의 악당인 "에일리어스"를 사칭한 캣을 좋아하는 한 스토커 학생이 펼친 테러극에 대응하는 미션 등이 있습니다.
스토리 흐름에 맞춰보자면 마지막 DLC인 군대 DLC는 마지막 DLC답게 난이도도 가장 어렵습니다. 심지어는 중력도 못 쓰게 하는 상황이 오는가하면 마지막 스크린샷에 보이듯이 수십마리의 비행형 네비들을 상대하면서 군함의 불을 꺼야하는등 미션이 여간 귀찮은게 아닙니다. 코스튬도 그닥 안 이쁘구만 얼마나 부려먹는지...
스토리 미션도, 다운로드 미션도 다 클리어했다면 이제 여유롭게 도시를 구경하고 다니면 됩니다. 열차말고 비행선도 탈 수 있고 하지만 안에는 탈 수가 없습니다. 내부를 구현하기 귀찮아서 그랬을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표면적인 변명은 "더스티를 데리고는 안에 탈 수 없으니까"이지만 이동수단이 불편하다해도 어차피 도시간에도 날아가면 되기 때문에 문제는 없습니다. 캣이 말한 그대로 경치도 꽤 괜찮으니까요. 캣의 능력도 아직 다 업그레이드하지 못 했는데 이번에는 도시 시설들을 가동하려면 프레셔스 젬을 바쳐라는 예기도 듣습니다. 도저히 쓰레기통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통에 프레셔스 젬을 넣으면 분수라던가 엘레베이터, 길거리를 비추는 가로등들 등을 가동할수 있습니다. 물론 도시가 이뻐지는 효과도 있지만 시설을 가동하지 않으면 챌린지 미션을 할 수 없으니 프레셔스 잼을 열심히 모아 갖다 바치는수밖에 없습니다. 맨홀 역시 발견하지 못 한 곳들에 잔뜩 있으니 이를 발견하는것도 재미입니다. 맨홀만 있다면 캣의 집에 바로 갈수도 있고 캣의 집에서 바로 올수도 있으니 맨홀을 많이 알아두면 이동이 빠르고 편리해집니다.
이렇게 컨셉이 독특하고 창의적인 게임을 보면 흥미가 샘솟습니다. 중력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나름 현실성있는 세계, 만화가가 그린 듯한 세계에 살고 있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부드러운 화풍 등 자신만의 장점을 잔뜩 가지고 있는 그라비티 러쉬는 아직은 게임 타이틀의 수가 부족한 PS비타를 구입하는데 크나큰 메리트를 부여하겠다는 소니의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훌륭한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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